오늘 까소봉님의 번역을 읽다가 평소에 하던 생각과 크게 공감이 되어서 해당 게시판과 여기에 크로스포스팅합니다.
구글의 문제는 위원회라기보다는 그냥 최종 보스가 UX에 대한 개념이나 취향 자체가 없다는 거죠. 그래서 그것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그 분야에 뛰어난 사람을 가릴 수도 없을 뿐더러, 설령 좋은 사람이 있다 해도 높은 권한을 주지 않습니다. 디자인 측면에서 보자면, 생각보다 평범한 기업이라 볼 수 있습니다. 보스가 좋은 취향을 가지는 기업이라는 것 자체가 희귀하니까요. 혹시 미니멀리즘적 취향을 갖고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광고 기반 제품에서 그 취향을 살리는 건 불가능합니다.
굳이 구글에 한정하지 않더라도 대부분의 하드코어 컴퓨터 공학자는 정말로 UX에 대한 개념 자체가 없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공학자는 그냥 현재 있는 환경에 자신을 짜맞추는 사람들이죠. 그들은 수학같은 추상적인 세계에서 아름다움을 느끼고 현실 세계의 아름다움은 느끼지 못합니다. 언어의 문법에는 호불호가 갈리지만, Mac OS X와 Ubuntu의 차이점은 발견하지 못하죠. 그래서 자신을 변화시키기 싫어하고, 구체적인 “취향”을 가지는 일반 사용자의 마음을 전혀 이해하지 못합니다. 뛰어난 개발력을 갖고 있으면서도 최종 사용자용 제품에서는 항상 밀릴 수 밖에 없는 이유가 그거죠.
구글 보스의 마인드가 바뀌지 않는 한 구글의 UX는 나아지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구글 보스는 정말로 뛰어난 하드코어 공학자라 바뀔 가능성이 거의 없습니다. 한 개인의 삶을 모두 분석하면 인간의 기분과 취향을 측정하는 것도 가능할 지도 모르지만, 프라이버시가 있는 이상 사용자들이 그것을 거부할 거구요. 과학적으로 ‘가능’한 것이 그게 도덕적이라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으니까요. 혹시 그가 바뀌더라도 그는 자신의 밑에 있는 다른 뛰어난 공학자들을 설득할 수 없을 겁니다. 구글의 UX가 좋아진다는 것은 구글이 뛰어난 개별력을 잃어버린다는 뜻입니다.
구글에서 페이스북으로 옮겨갔다는 그 디자이너는 다음 직장도 잘못 고른 것 같군요. 페이스북은 구글과 똑같은 기업입니다. UX따윈 안중에 없어요. 페이스북이 구글과 다른 점이라면 마케터와 클라이언트 파트 개발자의 힘이 좀 더 세다는 것 뿐입니다.
구글이나 페이스북이나 초기진입을 잘 해서 시장을 독점하고 있으므로 장사가 되는 것이지 UX가 좋아서 장사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대부분의 경우 광고 기반 시장은 애초에 UX라는 것을 기대할 수가 없는 분야이기에 단순히 기술력으로 효율을 극대화한 주자가 리드를 하게 되더군요. 또한, 광고 기반이라는 그 자체가 UX에 한계를 가진다는 뜻이므로 정말로 뛰어난 디자이너는 가능한한 광고 기반 제품에 참여하지 않으려 합니다. 트위터의 UX가 구글/페이스북보다 좋은 것은 그것이 광고에 기반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